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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공군사관학교 썰

by SBG° 2021. 7. 30.

20년 넘게 깡촌에서 논밭옆에서 살다가 뭐한다고 괜히 수도권으로 대학을 왔을까... 하며 현타가 오는 요즘이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하고싶은 일도 없었고 원하는 직업도 없었지만 성적은 좋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 잘 받고, 등급 잘 나왔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 성취감, 그냥 그게 좋았다.

내 꿈은 세상 고민없이 게임하면서 사는 것..☆

고등학생때 생기부에 있는 진로희망란에 뭘 써야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취업잘된다는 기계공학과 가자! 하고 결정 해버렸다.

적성검사나 성격검사 같은거 해보면 의욕이없고, 적극성이 떨어지고, 잘 맞는 직업이랄게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애초에 공부를 못했더라면 고민할것도없이 기술배워서 빠른 취업을 하지않았을까?싶다.

 

아무튼 시간이 흐르고 고3이 되었고, 정신없이 공부하다보니 어느새 수시 원서 시즌이었다.

보통 대학순위라고 하면 스카이 서성한 중경외시 라고 하던데

난 나의 한계를 알고있었기 때문에 그냥 서성한으로 두장씩 썼다. 모두 면접없는 전형으로...ㅋㅋㅋ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정말 힘들어했기 때문에, 서류합격하더라도 면접에서 탈락할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6장중에 딱 하나 붙었다. 그것도 예비로 붙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아찔하다 ㅋㅋㅋ

 

아, 그리고 공군사관학교에도 지원했었다. 사관학교는 수시원서 6장에 포함이 안되기 때문에 지원할 수 있었다.

공군에 갈 생각은 없었지만 수능 대비로 모의고사 치른다는 개념으로 지원했었다.

 

그런데 시험에 붙어버렸다ㅋㅋㅋㅋ 아니 이건 예상에 없었는데?

아무튼 기분은 좋았다. 합격이니까

필기합격 다음은 신체검사랑 면접이었는데 사실 갈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담임쌤이 찾아와서 면접이라도 봐보라고 부추김..

분위기에 휩쓸려 어쩌다보니 청주가는 버스에 있던 나...

가슴이 웅장해진다..

1박2일로 일정이 진행됬는데 첫날은 기억도안난다...
오후 늦게 도착해서 무슨 기숙사 같은데서 잠을 잤던거 같은데 그것말고는 기억이 안남.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는데 무슨 기상나팔 소리가 들리고 밖에 운동장에선 사관생도들이 풀착장을 하고는 열을 맞춰서 행진연습을 하고있었다...그걸 보고 나는 기겁을 해서 빨리 도망가야겠다고 생각 했다...ㅋㅋ

아무튼 일어나서 밥먹고, 버스타고 경기장 같은데로 가서 멀리뛰기 측정하고, 오래달리기도 했는데 아침먹은거 다 토해버림ㅋㅋㅋㅋ 아니 밥먹고 바로 뛰게하는게 어딨어 진짜...

 

너무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거 같기도 한데 아무튼 아침밥 많이 먹지 마세요..

 

신체검사라고 해서 나는 뭐 1시간정도면 끝날 줄 알았는데 무슨 반나절이 걸렸다.. 특히 시력검사를 하는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쓴 것 같다. 생전 처음해보는 검사들이라 신기했음.

그리고 또.. 남자들은 고환 검사를 한다. 왜 하는지는 지금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진짜 ㅋㅋ

속옷만 입히고 열 맞춰서 세우는데 이건 무슨 도축장에서 등급 도장을 받으려고 매달린 고기가 된 것 같았다..

한 쪽 구석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놓고 한 명씩 들어가는데, 의사선생님같은 두 분이 계셨고 수많은 비닐장갑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충봐도 한 다섯겹을 쓰고있었던 것 같다.. 나같아도 그랬을 듯... 수요없는 공급이었다.

 

한 4시 5시쯤 됐었나? 대충 이런저런 검사들이 다 끝나고, 강당에 다 모아놓고 합격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생각보다 여기서 불합격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prk 라식을 받을 수 없는 분들은 모두 불합격인데, 안경쓰고 전투기를 탈수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신체건강한 나는 합격해버렸고, 이제 면접까지 보게되었다.

 

당연하게도, 나는 면접을 준비하지않았다. 단 하나의 정보도 찾아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ㅋㅋ 

면접장에 들어가서 탈탈 털려버린 나는, 아직까지도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가끔씩 생각나서 혼자 괴로움 ㅋㅋㅋ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역사적 위인을 말했어야 했지만, 내 머릿속에는 최근에 본 유튜브 영상에서 파인만 아저씨가 얘기하는 것 밖에 생각나지 않았고, 결국 나는 파인만이 누구인지 거기서 설명해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총 네분인가 계셨는데 한 분은 압박면접으로 내 멘탈을 흔들어버리셨고 한 분은 완전 친절하셨고...나머지 분은 그냥 그랬다.

아무튼 뭐.. 좋은 경험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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